벌써 2023년이 몇 시간 안 남았다. 1년이 어떻게 갔는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진짜 빠르다는 생각을 요즘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 며칠 전부터 올해를 돌아보며 그래도 열심히 했어! 아니야 난 너무 게을렀어 를 왔다 갔다 하며 ㅋㅋ 🥲 회고 쓰는 걸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미뤄봤자 엄청난 글이 써지지 않는 걸 알기에.. 올해가 가기 전에 올해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졸업
올해 초에 졸업을 했다. 고졸 탈출~~ 과 동시에 어엿한 백수가 되었다.
학교 생활에 대해선 할 얘기가 많지만 정리하면 후회없이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전공 수업도 열심히 듣고 과제도 열심히 했다. 3학년 때는 거의 매일 울면서 타자를 치며 밤을 새웠던 기억이 난다 😂 그리고 운이 좋게도 수석으로 과를 졸업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걸 목표로 공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노력한 결과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아 엄청 기분이 좋았다. 뭔가 한 단락을 잘 마무리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앞으로 또 열심히 해나갈 힘을 얻었다.
졸업식이 끝나고 일기에 썼던 내용인데 1등이라는 수치 자체보다 내가 뭔가를 정말 열심히 해서 어려운 목표를 이뤄냈다는 성취 경험이 나중에 더 어려운 일을 만나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이겨내고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노력할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값진 성과라고 생각한다.
스터디
자바 기초 스터디
졸업 전인 1월부터 자바 스터디를 시작했다. 자바를 주력으로 쓰고 있으면서도 자바 문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느껴서 전체적으로 정리를 확실하게 해두고 싶었다. 딱 원하는 커리큘럼의 스터디를 찾기가 어려워 내가 직접 사람을 모으고 스터디를 만들었다. 이런걸 잘해보지 않아 걱정도 됐는데 생각보다 금방 사람들이 모여서 신기했다. 나에게 맞는 스터디를 찾아 들어가는 건 어려워도 내가 스터디를 만들고자 하면 금방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필요하면 스터디를 찾기보다 내가 직접 만드는 습관이 생겼다.
커리큘럼은 과거에 개발자 백기선님이 유튜브에서 진행하신 자바 스터디 를 참고해서 진행했다. JVM과 데이터 타입부터 제네릭, 람다식까지 15주 차 동안 매주 어떤 주제와 세부 주제를 공부해야 하는지 명시되어 있고 주차별 피드백 영상도 유튜브에 올라와있어서 우리끼리 진행한 스터디였지만 과거 백기선 님이 리드하셨을 때 참여했던 것처럼 스터디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자바 기초 스터디 커리큘럼을 찾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강추드린다.
스터디가 끝나고 계산해보니 당시에도 스터디 완주율이 20%에 불과했었는데 우리끼리 스터디를 완주한 것에 뿌듯함을 느껴 팀원들에게 공유했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
이펙티브 자바 스터디
이렇게 스터디 하나를 무사히 끝내고 삘을 받아서 그대로 이펙티브 자바에도 도전하게 되었다. 무려 90개의 아이템을 보유한 무시무시한 책이었지만 천천히 읽어보자고 하고 시작했다. 역시 난이도가 꽤 있는 편이라 확실하게 정리하면서 넘어가고 싶어 헷갈리는 부분을 issue에 남기고 아이템별 '리드'를 정해서 리드가 각 issue에 대한 답변을 책임지고 남기도록 규칙을 만들었다. (이펙티브 자바 스터디 진행 방식은 이미 유명한 자바 봄이라는 스터디를 많이 참고했다)
3월부터 9개월간 진행했고 얼마 전에 90개의 아이템을 모두 읽었다. 나름대로 어려운 부분은 토론도 하고 예제 코드도 함께 만들어가며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도 남아있다. 그래도 어떤 아이템이 있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훑어봤으니 다음에 필요할 때 좀 더 쉽게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펙티브 자바는 아이템별로 무엇무엇해라! 😁 또는 뭐뭐하지마라! 😡 (단호) 라고 확실하게 얘기해 주는 것들이 많아서 개발할 때 기준을 잡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자바의 API나 기능에 대해 알게 되고 그것들을 분석해 볼 기회들이 많아서 자바 자체에 대한 공부도 많이 되었다. 자바와 조금 더 친해진 느낌이 든달까.. 하하 이젠 스스로를 자바 개발자라고 조금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알고리즘 스터디
자바 스터디와 별개로 알고리즘 스터디도 봄 정도부터 진행했다. 4명이서 시작했고 지금도 매주 문제를 풀어오고 함께 풀이하고 토의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나 포함 다들 처음에는 유형에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몇 달간 이론과 유형별 기본 문제 풀이 과정을 거쳐 지금은 골드 중위권 문제 정도는 풀 수 있는 실력이 된 것 같다. 실제로 코테에 통과하는 횟수도 늘고 있고 스터디 이후에 봤던 코테에서 스터디 전보다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끼고 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스터디를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우리 꽤나 어색했지만.. 최근에는 다같이 1박 2일로 스키장도 다녀왔다. 1년 가까이 나를 잘 이끌어준 스터디 팀원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프로젝트
작년 해커톤에서 수상했던 프로젝트를 올 여름부터 보완하기 시작해서 얼마 전에 앱스토어에 배포까지 완료했다. 올해 가장 열심히 한 일인 것 같다.
개발을 시작할 땐 백엔드 애플리케이션 이라는 것을 어떻게 만들기 시작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무작정 nextstep 강의를 들으며 방법을 배웠다. 짧은 주기로 코드 리뷰를 받으며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예외 처리, 로깅, DTO의 사용 범위, 계층 등 굉장히 많은 고민들을 만났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백엔드 개발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만들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백엔드와 프론트엔드 모두 혼자 개발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덕분에 이 프로젝트를 백엔드를 학습하는 도구로 잘 활용했던 것 같다. 배우고 싶은 백엔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을 프로젝트에 만들고 이를 개발하면서 학습해 나가는 루틴으로 개발과 공부를 하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나갈 수 있었다. 해커톤에 함께 참여했던 기획 팀원들과도 계속 소통하며 요구사항을 추가, 개선하고 반영하는 등 협업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개발하며 만났던 문제들과 해결 방안들은 아래와 같이 블로그에 짬날 때마다 정리해두었는데 생각보다 비슷한 문제를 다시 마주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려 했더라? 하고 복기해 볼 수 있는 게 꽤나 큰 도움이 되었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록할게 없는 인생이 된다는 뼈아픈 명언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계속 짧게라도 기록을 해나가야겠다 다짐했다.
배포 후
지금은 배포한지 2주 정도 지났다. 처음에는 써보라고 소개강매한 친구들 위주로 가입이 되었는데 앱이 스토어에 올라가서 검색으로 유입이 되다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가끔 가입을 해주고 있다. 우리 서비스에 정말 유저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앱스토어에 미친듯이 설정해 놓은 유입 키워드, 장하다..!)
내가 만든 서비스를 내가 모르는 누군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보람과 뿌듯함 그리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앱을 보완해서 정말 사람들이 사용하고 싶은 앱을 만들어나가야겠다는 데에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어주고 있다.
한편으론 배포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도 터져나오고 있다. 난 분명 로깅을 했는데 그게 사실 아무 쓸데없는 로깅이었다거나.. 테스트할 땐 멀쩡했던 기능이 배포하니 동작하지 않는다거나.. 갑자기 이상한 회원 가입 요청이 막 쏟아진다거나.. 내가 누르라고 의도한 버튼을 사람들이 절대 누르지 않는다거나..? 🤯
진짜 공부는 배포한 다음부터구나 생각했다. 아직 해보고 싶은 리팩토링이나 성능 개선 테스트도 많이 쌓여있고 추가, 개선하고 싶은 요구사항도 많다. 다행인 건 이것들이 짐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 당장 모두 하지 못한다는 것이 답답하고 앞으로 해나갈 생각에 설렌다. 이것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더 나아질 앱의 모습과 성장할 나 자신이 기대된다!
게으름과 조급함
늦었지만 인정해본다. 나는 게으르다. 학교를 다닐 땐 주어진 모든 일에 마감이 있으니 어떻게든 해왔지만 졸업을 하면 아무도 나에게 마감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이든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엄청 공감됐던 TED 강의, 대충 미루는 사람이 마감 괴물 때문에 일을 겨우 끝낸다는 얘기 중 🫠)
의식적으로 목표와 마감을 설정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래는 한참 늘어져있을 때 도움이 됐던 영상의 한부분이다.
(출처 - 드로우앤드류)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빨리 일을 끝내지 못해 조급함을 느낀다. 늦게 일어나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면서도 빨리 할 일을 끝내지 못해 조급함을 느끼곤 했다. 졸업 후 시간이 갈수록 조급함과 스트레스가 점점 커지는 걸 느꼈다. 핑계지만 혼자서 취준을 하는 게 정말 어렵구나 느꼈다. 단순히 취업이 안 된다는 조급함보다도 혼자 공부하다 보니 정보를 얻기도 어렵고 의지할 동료들이 없으니 홀로 서있는 듯한 느낌을 견디는 게 정말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지난달
싸피
에 지원했고 다행히 11기에 합격했다!
내가 싸피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크게 3가지이다.
-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배우기
- 기상, 취침시간을 비롯해 공부하는 환경 조성
- 혼자서 취업을 준비한다는 조급함 해소
아직 지원 횟수가 많진 않지만 운 좋게 최종 면접까지 경험해 본 기업도 있었는데 서류부터 최종 면접까지 한 사이클을 돌며 지금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싸피의 커리큘럼이 내가 원하는 부분을 많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모레부터 시작인데 한번 또 최선을 다해볼 계획이다.
마무리
내년 목표는 게을러지지 않고 기록하며 긍정적으로 살기
이다. 올 한 해 남들에게 이것저것 말은 많이 해놓고 정작 내 행동은 그렇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교훈 삼아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운동도 다시 시작할 거다! 헬스 하는 친구들한테 말하면 다 신기해하던데 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pt 20회 끊어놓고 5회 하고 양도한 사람) 유산소를 하면 스트레스가 너무 풀린다. 그래서 달리기나 수영 같은 운동이 재밌고 그걸 통해 활력을 많이 얻는다. 작년엔 6개월 넘게 새벽 수영 갔다가 학교 가고 인턴 출근하고 하는 일정도 끄떡없었는데 올해 들어 운동 횟수가 줄면서 체력이 줄어드는 걸 느낀다. 수영이든 달리기든 운동하는 루틴을 다시 만들고 유지해야겠다.
내년엔 꼭 취뽀 회고를 쓸 수 있기를 바라며 다들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